10대 딸을 성폭행한 아버지가 '반인륜적 범죄'를 저질렀다 하여 중형을 선고받았다고 합니다. 무려 5년이나 되네요. 정말 대단한 판결입니다.

친딸 성폭행 '반인륜 아버지' 징역5년
http://media.daum.net/culture/others/view.html?cateid=1026&newsid=20080323050110873&cp=yonhap&RIGHT_COMM=R7


울산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곽병훈 부장판사)는 자신의 친딸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에 대해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죄, 강제추행죄를 적용해 징역 5년의 중형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하략)

이런 판결은, 법조인들이 자기들 스스로를 그냥 법조문 외우고 앉아 있는 암기맨으로 격하시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초범에 저런 범죄는 O~OO년의 중형을 선고할 수 있다면, 그냥 암기하고 있는 이전 판결문 대로 대충 5년 때린게 아닌가요. 제가 법을 너무 우습게 보고 있나요? 우스워 보이니 우습게 볼 수 밖에요.

한번 다른 사례를 보실까요. 네이버에서 '성폭행 중형'으로 기사 검색하여 아버지가 딸을, 선생님이 학생을 성폭행한 극단적인 사례만 뽑아 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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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법 제10형사부(부장판사 김태병)는 28일 교내에서 장애학생들을 성추행하거나 성폭행한 혐의(청소년성보호에관한법률 위반 등)로 기소된 이 학교 전 교장 김모(62)씨에 대해 징역 5년과 추징금
300만원을 - 08.1.28

어린 딸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인면수심의 40대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한범수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구속기소된 김모(45)씨에게 "딸로부터 격리가 필요하다"며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 07.8.6

부산지법 형사5부(재판장 최윤성 부장판사)는 어린 의붓딸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박모씨에 대해 징역 7년의 중형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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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광주, 서울, 부산.. 돌아가면서 저런 판결을 내놓고 있네요. 4~7년 뒤에 저 아버지가 교도소에서 나오면 10대의 딸은 몇 살이 된 걸까요? 우리나라가 미국처럼 "A는 B의 몇 km 내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뭐 이런게 제대로 제도화 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친딸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을텐데. 엄청난 트라우마는 과연 치유나 제대로 되어 있을런지?

가해자 처벌 관점도 중요하지만, 피해자 보호 관점에서 보면 다른 형량이 구형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참고로 태국의 경우 7~8세 여아 성폭행한 교사에게 50년이 선고됐었네요.

제자 성폭행 泰초등교사 징역 50년 선고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01&aid=0001829988

사형제도에 대해 반대하는 글을 올린 적 있지만, 이 건이랑은 분명 다른 문제라 생각합니다.
http://itagora.tistory.com/27

윗글의 요지는 '목숨을 빼앗는게 과연 제대로 된 형벌인지, 이 사회의 발전을 위한 옳은 솔루션인지 의문'이라는 것이었고.. 이런 형량 구형도 마찬가지 관점에서 반대합니다. 4-5년 격리 수준은 제대로 된 형벌도 아니고(조금 긴 군대?), 피해자나 이 사회에 끼치는 악영향도 매우 클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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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네티즌 댓글로 이런 기사까지 나오는군요. '욱'하는 감정들을 여과없이 내보내고 사형제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하나 없는 기사.. 그것도 경제지 '매일경제'가 내보낸 기사입니다.

참고 : "10년간 사형 안하더니…" 들끓는 네티즌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view.html?cateid=1067&newsid=20080322080508618&cp=mk


사안도 사안이고, 정치적 이슈와도 맞물려 댓글은 3000개가 넘게 달리고 있는 중입니다.
"이게 다 DJ 때문이다", "10년동안 사형 안시키니 이런 범죄가 터지지 않냐"..
그런데, 진짜 그런 것일까요? 10년간 사형 안해서 이런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한 것일까요?
잠깐 옛날 기사 한번 보시겠습니다.

참고 : 희대의 연쇄살인 충격…국내외 역대 연쇄살인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5&aid=0000170127

(상략) ◇국내 연쇄살인 사건=유씨에 앞서 가장 많은 사람이 살해된 것은 1975년의 김대두 사건. 김씨는 서울,경기 평택,전남 광산 등 전국에서 9차례에 걸쳐 강도강간,일가족 몰살 등 무차별 살인행각으로 모두 17명을 살해했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은 86년 9월부터 91년 4월 경기 화성 일대에서 부녀자 10명이 연쇄적으로 성폭행당한 뒤 살해되는 등 장기간에 걸친 잔혹한 살해 수법으로 인해 ‘세계 100대 살인사건’에 포함되기도 했다.

94년에는 김기환 등 7명이 이른바 ‘지존파’를 결성해 감금용 철창과 시체소각용 화덕까지 갖추고 사업가 부부 등 5명을 잔인하게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부유층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냈고 이들 중 일부는 ‘담력을 키운다’며 인육을 먹는 잔인함을 보였다.

같은 해 귀가하는 여성을 택시로 납치,살해하는 등 부녀자 6명을 납치해 이 중 2명을 살해한 온보현 사건이 터졌으며 96년에는 일명 ‘막가파’ 5명이 귀가하는 여성을 납치,구덩이에 산 채로 파묻는 잔인한 범죄를 저질렀다.

2000년에는 정두영이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부유층을 범행 대상으로 삼아 철강회사 회장 부부 등 9명을 잇따라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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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철 사건때 나온 기사인데요, 언론사에서 꼽은 국내 연쇄살인 사건 6가지 사례 중 마지막 2000년도 사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사형을 엄중히 집행하던 시절의 사건이었습니다. 박정희 정권 때에도, 전두환 정권 때에도, 김영삼 정권 시절에도 저런 범죄는 계속 있었다는 얘기죠.

("10년간 사형 안하더니.." 이렇게 제목 뽑은 매일경제는 반성해야 합니다.)

전 사형제도를 그냥 없애자고 얘기하는 건 아닙니다. '사형수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사형제 없애자' 요런 논지가 아니라, 현재의 사형제도는 이 사회의 발전에 아무런 득이 되지 못한다는 걸 말하고 싶은 것이고, 대략 다음과 같이 요약될 것 같네요.


첫째.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범죄자들이 사형이 두려워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지 않더라.. 는 것은 환상일 뿐. 오히려 "잡히면 사형인데 뭐"식의 자포자기 심정으로 증거 인멸을 위해 강력사건이 더 발생하더라는 조사 결과가 있음.

둘째. 범죄자가 진정한 참회와 반성 없이 그냥 사형 당하면 이건 범죄자가 자신의 죄값을 그냥 몸으로 때우는 의미 밖에 안됨. 평생 공사판에서 몸으로 때우는거랑 사형은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없음.

셋째. 살인사건의 당사자(피해자, 피해자 가족)가 가장 원하는 것은? 범죄자가 진정한 참회와 반성을 해야 하고 이런 사건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기원. 이를 위해선 1번과 2번의 이유로, 사형제도가 존재하면 죽은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의 소원을 들어줄 수가 없음.



요컨대 범죄자를 그냥 사형시키면, 특히 그 범죄자가 자신의 죄를 참회하지도 않았다면, 위의 1~3번에 의해 이 사회는 더 나아지는 것 없이 그냥 복수의 감정만("거봐라 그러니 너도 죽지") 온 사회 구성원이 나눠갖게 되는 셈이 되는 겁니다.

물론 범죄자는 그에 합당하는 벌을 줘야 합니다. 그러나 '사형'만큼은, 그게 벌이 되는건지, 그래서 다음 범죄를 예방하고 이 사회가 나아지는 것인지 의문입니다. 이번 안양 초등생 사건에서 그 누구보다 마음이 아팠을 故 이혜진 양의 아버지가 장례식장에서 울부짖으며 "그 놈, 여기 와서 무릎꿇고 사죄해야지.."라 하시던 말씀이 기억납니다. 범죄자와 그 죄만 생각한다면 똑같이 토막내고 사형시키고 싶겠지만, 죽은 우리 아이들을 먼저 생각한다면.. "10년간 사형 안하더니" 이런 댓글과 기사가 나오진 않았겠죠.

현재 사형에 대한 여론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습니다만,

[여론조사] 초등생 살해사건후 "사형제 찬성" 급증 - 57% "사형제 존속돼야", 22%만 "폐지해야"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31717

사형이 진짜 대안인지 안타까워서 글 하나 올렸습니다. 그런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발생하더라도 조기에 진압할 수 있도록 국가 시스템을 먼저 만들고, 해당 범죄자에겐 그에 맞는 형벌을 안겨줘야겠죠.

(그냥 제 생각입니다만.. 이번 사건의 범인에게는 '맑고 맑은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과 그런 아이들의 사체 사진을 번갈아 가며 평생동안 보여주는게 가장 가혹한 형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끝으로 故 이혜진, 우예슬 양의 명복을 빌며.. 아래 영화 추천하고 글 끝맺겠습니다.

데드 맨 워킹, 1996, 팀 로빈스 감독, 수잔 서랜든 & 숀펜 주연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7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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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죽음이 별 것 아닌 나라

    Tracked from 상큼쟁이!-정신없이 주정뱅이 노래하기 2008/03/23 10:53  삭제

    최근 사형제도에 대하여 또 말이 나온다. 별 것 아니..

  2. Subject: 사형제는 당연히 있어야 한다

    Tracked from MetalRcn 2008/03/23 11:32  삭제

    안양 초등생 살인 사건 이후 요 며칠 들어서 사형제 찬반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형제는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살인마 유영철은 지금 구치소에서 영양제먹고 운동중이라고 한다. 아주 팔자 피셨다... 사람 한두명 살인해도 사형이 잘 안나온다 . 왠만하면 15년-무기로 판결난다. 그만큼 사형이 나왔다는 것은 인간말종 쓰레기라는 것 이다. 기사를 보니 유영철 사형집행을 추진했으나 작년에 청와대 쪽에서 적극반대해서 무산되었 다고 한다..

  3. Subject: 살인마 유영철의 인권?

    Tracked from 젊은 날을 부탁해.... 2008/03/23 16:22  삭제

    살인마 유영철이 영양제를 먹으면서 감방에서 운동하고 있단다.... 이런 현실이 안타깝다. 한마디 하고자 한다. 형벌에서 교화기능은 현대에서 다듬어진 부차적 수단일 뿐이다. 모든 형벌의 근본은 바로 인간의 내재된 '보복심리' 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오늘날 보복주의만 강조하면 원시적이고, 후진적이고 미개하다고? 한마디로 일언지하의 이야기조차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한다. 첫째, 인간이 가지고 있는, 즉 인간으로서 당연히 가지는 감정 그 자체를 무시하면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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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행인 2008/03/23 01: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형제를 찬성하시는 분들의 의견에도 모순되는 점이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하시는 분들의 의견 중에서 피해자와 관련된 내용을 보면, 모든 분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글에서 풍기는 분위기는 분명 강 건너 불구경하듯 멀리서 보는데 피해자의 심정은 3인칭 전지적 작가의 그것처럼 훤히 꿰뚫어 보는지 궁금합니다.

    물론 사형제 문제가 피해자의 관점에서만 바라볼 문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해당 사건의 피해자는 때론 혼절하기도 울부짖기도 넋이 나갈 때도 분노하기도 우울하기도 하고 살인자가 원래는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지 않았을까 하고 최대한 범죄자를 이해하려고도 하다가 죽은 가족이 떠오르거나 사람을 죽이고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한 범죄자를 보고 분노하기도 하는 등 매 순간마다 감정이 교차하고 생각이 바뀌는 피해자의 복잡한 심리와는 상관없이 피해자가 무엇을 가장 원하는지 다 아는 듯한 글을 보면 세상 참 간단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군요.

    • BlogIcon 트람 2008/03/23 09: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범죄자를 어떻게 처벌해야 이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는 것일까.. 관점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의견 감사합니다.

  2. BlogIcon Rinforzando! 2008/03/23 10: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형제 존폐론에서 피해자의 삶은 핑계일 뿐입니다. 제대로 된 피해자의 입장으로 이야기 하는 이는 없습니다. 단지 피해자는 어떻지 않겠느냐? 나도 이렇게 분노하는데! 이런 논리 외에 잘 보이지 않습니다. 사형제 존폐에 있어 피해자를 생각하는 것 처럼 생각이 되어 단지 감정적으로 될 뿐입니다. 아예 생각을 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사형제의 본질이 복수가 아니라면 피해자를 들먹이는 것은 자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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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지나가다 2008/03/24 03: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형 한건이 집행될 때마다 살인사건 8건이 감소된다는 실증 연구결과가 있더군요. 범죄자들이 범행을 저지르기 전에 잡히면 받게 되는 expected penalty에 대해 놀랍도록 잘 계산을 한다고도 하고요. 좀 더 진지한 연구 논문들을 읽어보시고 결론을 내리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