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회사 동료들(parkstar,maniblu형)과 함께 6.10 촛불시위에 다녀왔습니다.
선릉역 회사 근처에서 간단하게 라면으로 끼니 때우고 7시 좀 넘어 출발. 2호선 시청역에 도착하여 올라가 보니 그때 벌써 광화문에서 시청 앞 광장을 지나 남대문 방향까지 시위 행렬이 꽉 찼더군요. 광화문 쪽으로 올라가다가 너무 많아서 포기하고, "그럼 맨 뒤까지 가보자" 해서 남대문 가까이 간 다음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대체 얼마나 모였나 싶어 휴대폰 인터넷으로 포털뉴스에 들어가보니 네이버의 메인 타이틀은 '최대 인파'란 말로 넘어가고 있었고, 다음 메인은 '6만명' 숫자를 내세우고 있더라구요. "애개, 이렇게 모인 사람이 고작 6만명 밖에 안 된다고?".. 기사 찍어보니 역시나 경찰 추산이었고, 최소 20~30만명은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정말 많은 인파가 모인 촛불시위 행렬이었습니다.
9시 좀 넘어서 드디어 가두행진 시작. 다 같이 따라 걷기 시작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촛불시위 구성원들은 민주주의가 뭔지를 온 몸으로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양복입은 회사원들은 가두시위 전까지 동그랗게 앉아 시원한 맥주를 축이면서 구호를 외치고 있었고, 옆엔 아이 하나 걸리고 자신은 만삭인 상태로 나오신 아주머니도 계셨고요, 21년전 6월 항쟁 참여자들 그룹도 있었고 나이 지긋한 분들도 상당히 많이 계셨습니다. 이런 시민들이 가두행진을 시작하니 저마다 터져나오는 다양한 구호들, 통일되지 않은 목소리들, 그리고 아이들 함성까지.. 그래서 더 좋았습니다. 살아있는 민주주의 시민들의 생생한 표정과 우렁찬 함성을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으니까요.
동료들과 걸으면서 이런저런 담소 도중에 나온 얘기가 하나 있었는데요, 대체 청와대를 향해 모두가 함성을 지른 그 시간에 이명박 대통령은 과연 뭘 하고 있었을까요. 뭘 하고 싶었을까요.
컨테이너 박스 위로 올라와서 엎드려 절하고, '제가 잘못했습니다, 미국 쇠고기는 재협상하고 대운하는 안할께요. 한번 만 더 기회를 주세요" 이렇게 나오면 정말 재밌겠다.. 는 공상을 잠시 했었습니다만, 암튼 망상은 접고 집에 돌아와 뉴스를 보니 역시 꿈쩍도 하지 않고 있네요.
'누가 이기나 해보자', '니네들 그러다 지치겠지' - 정말 이런 생각하고 있는 걸까요?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는 말은 이제 지겨워 죽겠습니다. (항간엔 이명박 대통령이 알고 있는 '섬기겠다'는 단어의 뜻이 우리가 알고 있는 보통의 뜻과 다른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요, MB의 국어 실력을 생각하면 이거 꽤 설득력 있는 것 같습니다)
암튼 계속 걷다보니 베를린 장벽에 도착.. 아니, '명박산성'이라고도 불리우는 '서울 장벽'에 도착하게 됐습니다. 착잡하더군요. 이순신 장군님 앞에서 이게 뭔 짓인지. 어휴.
이윽고 밤 10시 반이 넘었고 회사 동료 중 마지막까지 남았던 개발자 형과 제가 둘 다 애기 아빠라서 슬슬 가야할 때가 되었는데요, 방향을 틀어 종각 쪽으로 걸으면서 여러 기발한 방식의 시위와 피켓 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서울 밤거리와 대한민국을 환하게 비춘 촛불들. 그 사람의 마음에는 언제쯤 환히 비춰질까요. 내일은 또 "촛불 10만개 배후 조사" 이런 말이나 나오지 않을까요. 국민들 마음 상하는 말과 정책을 툭 내뱉고 "그건 오해였다", "낮은 자세로 섬기겠다"를 입버릇처럼 되뇌인다고 해서 국민들이 지지하고 따라줄 것이라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크나 큰 오해겠죠.
결국 종각역에서 늦게 출발하여 집(성남)에 도착하니 12시가 넘었고, 지금 이렇게 글을 쓰는 중입니다. 뉴스를 보니, 청와대는 정말 누가 이기나 버텨보자는 심보일까요? 촛불이 모이고 인터넷 글과 댓글로 여론이 모이면 그래도 좀 반성하는 기색이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최근 '원로'들과의 대화록을 보면 희망은 없어 보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제 결단해야 합니다.
1) 재협상 하겠다고, 대운하는 안하겠다고 선언하고 대통령직 계속 유지하던가,
2) 아니면 국민들 목소리 외면하고 식물 대통령으로 남은 임기 채우던가,
3) 이도 저도 싫으면 이쯤에서 물러나는게 깨끗하지 않을까요?
아차, 물러나더라도 공언한 대로 재산은 헌납하시고 물러나시는게 뒷탈이 없을거라 생각됩니다.
남 탓 좋아하는 대통령님이니 만큼 "국민들 땜시 대통령 못해먹겠읍니다" 하고 물러나주셔도 좋아요. 전봇대 두 개 뽑고, 일산 경찰서로 직행했던 그 기개로 결단을 내리길 부탁드립니다.
선릉역 회사 근처에서 간단하게 라면으로 끼니 때우고 7시 좀 넘어 출발. 2호선 시청역에 도착하여 올라가 보니 그때 벌써 광화문에서 시청 앞 광장을 지나 남대문 방향까지 시위 행렬이 꽉 찼더군요. 광화문 쪽으로 올라가다가 너무 많아서 포기하고, "그럼 맨 뒤까지 가보자" 해서 남대문 가까이 간 다음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대체 얼마나 모였나 싶어 휴대폰 인터넷으로 포털뉴스에 들어가보니 네이버의 메인 타이틀은 '최대 인파'란 말로 넘어가고 있었고, 다음 메인은 '6만명' 숫자를 내세우고 있더라구요. "애개, 이렇게 모인 사람이 고작 6만명 밖에 안 된다고?".. 기사 찍어보니 역시나 경찰 추산이었고, 최소 20~30만명은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정말 많은 인파가 모인 촛불시위 행렬이었습니다.
9시 좀 넘어서 드디어 가두행진 시작. 다 같이 따라 걷기 시작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촛불시위 구성원들은 민주주의가 뭔지를 온 몸으로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양복입은 회사원들은 가두시위 전까지 동그랗게 앉아 시원한 맥주를 축이면서 구호를 외치고 있었고, 옆엔 아이 하나 걸리고 자신은 만삭인 상태로 나오신 아주머니도 계셨고요, 21년전 6월 항쟁 참여자들 그룹도 있었고 나이 지긋한 분들도 상당히 많이 계셨습니다. 이런 시민들이 가두행진을 시작하니 저마다 터져나오는 다양한 구호들, 통일되지 않은 목소리들, 그리고 아이들 함성까지.. 그래서 더 좋았습니다. 살아있는 민주주의 시민들의 생생한 표정과 우렁찬 함성을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으니까요.
동료들과 걸으면서 이런저런 담소 도중에 나온 얘기가 하나 있었는데요, 대체 청와대를 향해 모두가 함성을 지른 그 시간에 이명박 대통령은 과연 뭘 하고 있었을까요. 뭘 하고 싶었을까요.
컨테이너 박스 위로 올라와서 엎드려 절하고, '제가 잘못했습니다, 미국 쇠고기는 재협상하고 대운하는 안할께요. 한번 만 더 기회를 주세요" 이렇게 나오면 정말 재밌겠다.. 는 공상을 잠시 했었습니다만, 암튼 망상은 접고 집에 돌아와 뉴스를 보니 역시 꿈쩍도 하지 않고 있네요.
'누가 이기나 해보자', '니네들 그러다 지치겠지' - 정말 이런 생각하고 있는 걸까요?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는 말은 이제 지겨워 죽겠습니다. (항간엔 이명박 대통령이 알고 있는 '섬기겠다'는 단어의 뜻이 우리가 알고 있는 보통의 뜻과 다른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요, MB의 국어 실력을 생각하면 이거 꽤 설득력 있는 것 같습니다)
암튼 계속 걷다보니 베를린 장벽에 도착.. 아니, '명박산성'이라고도 불리우는 '서울 장벽'에 도착하게 됐습니다. 착잡하더군요. 이순신 장군님 앞에서 이게 뭔 짓인지. 어휴.
이윽고 밤 10시 반이 넘었고 회사 동료 중 마지막까지 남았던 개발자 형과 제가 둘 다 애기 아빠라서 슬슬 가야할 때가 되었는데요, 방향을 틀어 종각 쪽으로 걸으면서 여러 기발한 방식의 시위와 피켓 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서울 밤거리와 대한민국을 환하게 비춘 촛불들. 그 사람의 마음에는 언제쯤 환히 비춰질까요. 내일은 또 "촛불 10만개 배후 조사" 이런 말이나 나오지 않을까요. 국민들 마음 상하는 말과 정책을 툭 내뱉고 "그건 오해였다", "낮은 자세로 섬기겠다"를 입버릇처럼 되뇌인다고 해서 국민들이 지지하고 따라줄 것이라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크나 큰 오해겠죠.
결국 종각역에서 늦게 출발하여 집(성남)에 도착하니 12시가 넘었고, 지금 이렇게 글을 쓰는 중입니다. 뉴스를 보니, 청와대는 정말 누가 이기나 버텨보자는 심보일까요? 촛불이 모이고 인터넷 글과 댓글로 여론이 모이면 그래도 좀 반성하는 기색이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최근 '원로'들과의 대화록을 보면 희망은 없어 보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제 결단해야 합니다.
1) 재협상 하겠다고, 대운하는 안하겠다고 선언하고 대통령직 계속 유지하던가,
2) 아니면 국민들 목소리 외면하고 식물 대통령으로 남은 임기 채우던가,
3) 이도 저도 싫으면 이쯤에서 물러나는게 깨끗하지 않을까요?
아차, 물러나더라도 공언한 대로 재산은 헌납하시고 물러나시는게 뒷탈이 없을거라 생각됩니다.
남 탓 좋아하는 대통령님이니 만큼 "국민들 땜시 대통령 못해먹겠읍니다" 하고 물러나주셔도 좋아요. 전봇대 두 개 뽑고, 일산 경찰서로 직행했던 그 기개로 결단을 내리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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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6.10 광화문
Tracked from snowall@melotopia 2008/06/11 02:20 삭제회사 일이 산더미같이 밀려 있었으나, 그건 그냥 밤새 처리하기로 하고 퇴근후 광화문으로 갔다. 혼자 갔다. -_-; 회사의 다른 분들은 먼저 출발하셨는데, 난 늦게 가느라... 아무튼, 도착해보니 시청부터 광화문까지 사람이 가득 차 있었다. 10시경부터인가, 청와대로 가고 싶어서 행진을 시작하였는데, 그 이어짐이 안국동, 인사동부터 종로를 지나 광화문 앞을 거쳐서 서대문, 독립문 사거리까지 길을 한가득 메웠다. 정말로 100만명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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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명박산성에서 자유를 외치다!
Tracked from SERANG WORLD 2008/06/11 07:04 삭제드디어 그날이 왔습니다. 100만인이 모이기로 한 날. 21년전의 그 함성과 감동을 다시 느끼기로 한 그날입니다. 그러나 아침부터 터져나온 뉴스는 제 눈과 귀를 의심케 합니다. 마치 전쟁중에나 볼 것 같은, 탱크의 전진을 막는 '대전차 장애물'과도 같은 거대한 컨테이너 덩어리는 애써 냉정을 되찾으려 노력하는 제 가슴에 불을 당깁니다. 6시30분, 저는 그 흉물앞에 섭니다. 우리의 센스쟁이 국민들은 이 흉물에 '명박산성'이라는 기가막힌 작명을 선물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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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절절 100%공감입니다.
지금의 시츄에이숀은 절대 섬김의 자세가 아니죠 ㅠㅡㅠ
알고 보니 "우리 국민인 이상득 형님을 섬기겠습니다"가 아닐까요? ;;
섬기고자 하는 자세로 ~
멀리 광화문 거리를 걸어 10리도 못가서 국민의 발에 발병 날까봐서 ~
거기까진 가지 마시라고
친히 명박케비넷산성 도 세워주시니..
거참.. 직접 시키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현재 정부의 자세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모습 같습니다.
아참.. 그리고 극동아시아 한 국가의 한 도시에 들어선 명박케비넷산성이 각국 유력 신문 1면에 올라주시니, 이 얼마나 대단한 국가홍보 정책이 아니겠습니까. 매우 전략적인(?) 조처 였군요 덴장 ~
박스타나 나나 maniblu형까지 모두 뉴욕타임즈 1면에 나올 줄이야!!